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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정책의 주도권이 중앙에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교육부는 RISE(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를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지원하고, 전략과 예산을 주도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고등교육과 지역정책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전환이다. 지역은 이제 대학의 성과를 단순히 소비하는 수요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더불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39%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현실은 이러한 변화의 불가피성을 보여준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지역이 대학과 함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충남 RISE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세 가지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했다. 첫째, 권역별 차별화다. 충남의 산업·지리·인구 구조를 바탕으로 서해안권은 농생명·탄소중립, 중부권은 첨단 제조 산업, 동남권은 역사·문화 자산에 집중해 대학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둘째, 연합과 협력 중심 거버넌스다. 성과 경쟁이 아닌 대학 간 연합과 지자체와의 파트너십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아 협력을 유도했다. 셋째,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생태계 구축이다. 공동 교육과정,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 지속가능한 기반 투자를 통해 고등교육의 구조적 토대를 강화했다. 이 모든 것은 '대학의 미래는 지역 없이는 존립할 수 없으며, 지역 또한 대학의 협력 없이는 청사진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철학 아래 추진되었으며, 충남은 중앙의 프레임을 넘어 지역의 현실과 역량에 맞게 자율적 모델을 설계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처음부터 확신에 찬 것은 아니었다. RISE를 준비하며 던진 질문은 "지역이 정말 대학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을까"였다. 지난 1년 동안 정책과 행정의 언어로 시작된 논의가 대학과 지역의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충남이라는 공간 안에서 지역이 가진 가능성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제도를 단순히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구조를 직접 설계하고 기준을 새로 세우는 과정에서, 충남 RISE가 도정의 교육·산업·균형발전 전략과 맞닿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 전환은 단지 'RISE 계획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라는 교육부의 평가 때문이 아니었다. 충남이 스스로 만든 구상이 지역에서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그 현장을 마주했을 때였다.
이제 대학과 충남이 함께 책임져야 할 고등교육 전략은 도민의 삶과 직접 맞닿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계약학과 운영을 위한 도내 기업과의 협약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기초지자체와의 32건 협약은 단순한 계획을 넘어 실행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를 일시적 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교육은 행정의 보조가 아니라 도정 그 자체다.
충남 RISE는 대학과 지역이 공동 책임을 지는 구조를 통해 현장과 연결되고, 도민의 목소리를 정책 안으로 포용하고 있다. 청년 순이동률 0.1%p 개선, 도민 삶의 만족도 6.6점 달성 같은 수치 목표를 넘어, 대학은 지역의 동반자로서 기능하고 도민은 정책의 기획자이자 실천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충남 RISE가 지향하는 것은 지역이 주도하는 교육 생태계, 도민이 체감하는 정책 구조, 그리고 모두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표준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제 충남은 그 다음을 구체적으로 만들어갈 시간 앞에 서 있다. 최필환 충남도 고등교육정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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